화이트 앨범이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68년의 어느 겨울 날 ㅡ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는 이탈리아로 가는 길에 잠시 포르투갈에 들러 리스보아에 있는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집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카를로스 아리 도스 산토스, 나탈리아 코레이아 등의 시인들과 만나 시편들을 낭송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가운데는 그 무렵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래도 있었는데 saudades do brasil em portugal이 그것이다.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가 쓴 이 곡은 자신이 직접 불렀고,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도 노래했다. 이때의 녹음이 썩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날에도 이 노래는 포르투갈의 파두 가수들에 의해 널리 불리어지고 있고 그것은 파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칫 묻혀버렸을 수도 있는 이 곡이 대륙을 넘나들며 이렇게 오래도록 불리어지는 것은 파두를 노래하게 하는 포르투갈/브라질의 독특한 정서 ‘saudade'(우리에게는 ‘그리움’이 있다)가 곡조 속에 깊게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카치아 게레이루의 노래와 연주도 멋지지만 나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15년전 쯤 처음 들었던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의 조금 허술하지만 쓸쓸하고 품위있는 목소리를 그린다. 한때 그들을 지배했던 포도아를 방문한 파서의 시인이 어떤 느낌을 갖고 있었는지 어찌 알겠냐만 영국을 방문한 미국 시인의 느낌과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으리라 싶다. 그리고 이 곡에 대한 나의 느낌은 파서도 포도아도 아닌 객지에서 또 다른 객지를 그리는 이의 심정 같은 것이다. 도착하지 못한 브라질의 꿈이었고 잠시 머물렀던 포르투갈이었음에 속한 곳 없는 내 삶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돌아갈 수 없음에 관한 것이도 하고.
saudade라 했던가
쏟아지는 그리움이라 했던가
잊혀진 땅
있지도 않은 세상
만나기 어려운 서로간의 이역인데
무엇 하나 이어진 것 없이
홀로 또 다른 역 그렸네
/kátia guerre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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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 19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