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네는 온통 눈소식인데 이곳은 파란 하늘에 바람만 좀 불 뿐, 눈씻고 찾아봐도 눈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그 아득한 겨울의 풍경 대신 파릇한 꿈을 돌아보았다.
<꿈을 찍는 사진관>, <요괴인간>, 그리고 <봄>은 내 마음 속에 수십년씩 남아 있는 오래된 상징들이다. 그 가운데 <봄>은 내가 20년 이상 그 제목을 <보리밭>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2001년 무렵 서울 갔다가 서점에서 제목을 제대로 확인했었다. 그때의 일에 관해 간략히 글 쓴 기억이 있지만 지금은 찾지 못하겠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노래는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 음악책에 실려 있었고 이 노래 때문인지 그때의 담임선생님 이름도 생각이 난다. 애국가 열심히 부르지 않았다고 그분께 뺨 맞았던 것과 몇몇 아픈 기억도. 열살의 나이에도 나는 이 노랠 무척 좋아했었고 뭔가 남다른 깊이가 있는 곡이란 생각(뭔가 국민학교 4학년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을 했었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 곡을 직접 연주해봤고 그것을 미디 파일로 수정해둔 것을 파일로 만든 것이 아직 있어 배경음악으로 넣어봤다. 조악하지만 나는 이 곡을 꽤 오랜 시간 동안 내 폰의 벨로 사용하였다. 가사나 곡이나 내겐 그닥 <봄>같은 느낌이 없지만 박화목은 윤용하가 곡을 붙인 가곡 <보리밭>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어둠에 숨어서 사는 이,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그리움은 변치 않았으나 向할 곳이 없을 때 ㅡ.
봄
작사 박화목 / 작곡 김규환
보리밭 파르르 하늘처럼
봄 하늘도 파르르 보리밭처럼
저 하늘 저 보리밭 그 어디설까
저 하늘 저 보리밭 그 어디설까
노고지리 한나절 지저귀는데
옛생각이 그리워 날이 저물어
찬 이슬을 밟으며 돌아갑니다
찬 이슬을 밟으며 돌아갑니다
(우측 상단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좀 어설픈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예전에 만든 미디 버전으로 고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지금 내겐 도구가 없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