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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본 ◎

see the pyramids along the nile
watch the sunrise from a tropic isle
just remember darling all the while
you belong to me……

 

오래되고 달콤한 이 노래를 그처럼 거슬리는 목소리로 노래한 사람은 없었다. don’t look back ㅡ 딜런과 도노반의 노래 장면에 대해 누군가 평했다. 도노반은 입으로 노래했고 딜런은 코로 노래했다고. 얼핏 장난스런 표현 같지만 꽤 정확한 이야기, <내츄럴 본 킬러>에 어울리는 것인지는 잘 몰라도 궁상맞은 비음의 노래는 이상하게 늘 슬프거나 아프게 들렸다. 처음 들었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가본 적 없는 수많은 세상에서 꿈꾸고 노래하던 시절도 잠깐이었을 뿐, 살릴 재주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가 살상을 일삼았으니 슬픔도 아픔도 “내츄럴 본 로우너”의 자책 같은 예감이었고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실감일 뿐이다. 내 비루함에 전혀 당당했던 때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어떻게 읽히는지 알기에 스스로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길 수 밖에 없다. 고장난 압력밥솥이 마지못해 만들어낸 설익은 밥을 씹어먹던 궁상맞음과는 너무 다른 것, 아무리 비루해도 부끄럽지 않은 순간들, 하지만 이제……

 

나일강을 따라 피라미드를 바라보거나
알지르의 시장을 배회할 때나
대양을 날아가는 은빛 비행기에서나
비 쏟아지는 정글이거나

속함 없으니.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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