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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포에지아

문득 사회면 신문기사 한 줄이 시 구절처럼 보입니다. 물흐르듯 연결되는 것은 없지만 파업 소식과 탄식과 안타까움도 조금은 비슷합니다. 허 포에지아도 그렇습니다. 읽으면 읽는대로 놀라기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고 내것인양 아픔이 오기도 합니다. 설탕 한웅큼 쓴약 한봉지 집어삼킨 듯, 가끔은 그 짙은 공기에 버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천년을 묵혀뒀다 뱉어낸 한마디이든 생각없이 흘러나온 한줄이든 어찌도 가지런히 뭉쳐지는지 마법처럼 보일 때도 없진 않지요. 가끔은 그 농밀을 걷어낸 저 아래에 있는 평범한 그녀를 생각합니다. 창법이 사라진 그녀의 목소리를 그려보곤 합니다. 깊고 넓으면서 단칼도 지닌 그녀의 솜씨에 감탄하다가도 그녀의 그냥 목소리를 생각하곤 합니다. 짧고 얕아 어물쩡대는 어떤 이의 모자라는 눈 때문인지도 알 수 없지요. 햇살 아래 물 아래 뿌리를 드리운 채 향기를 뿜어내는 이적의 순간들 너머 뭣모르는 저는 그녀가 그녀였으면 싶어집니다.

 

/2016.10.03 12:27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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