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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후라보(風羅坊), 바람에 쉬 찢어지는
얇은 옷 같은 사내+라 했던가
어떤 다짐도 없이
굽이굽이 펼칠++ 기약도 없이
세상에서 제일 긴 밤이 지나갔고
또 지나갈 것이다.

 

+후라보(風羅坊)는 말장난 같은 하이쿠를 즐기게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리고 결국 지금은 그의 일생을 건 일이 되었다.
어떤 때는 싫증이 나서 던져버릴까 생각하기도 했고,
또 어느 때는 열심히 노력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자랑하려 하기도 했건만,
어느 쪽으로도 결정하지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다가
그 때문에 심신이 편치 못하기도 했다.
한번은 남들처럼 출세하기 위해 뜻을 세운 적도 있었으나
……그것도 안 되었고,
또 한번은 불교를 배워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깨달으려 한 적도 있지만
그 역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는 무능무예(無能無藝), 오로지……. //마츠오 바쇼

 

바쇼의 글을 내게 맞추어 생략했다.
‘바쇼’가 호라는 것도 그것이 파초라는 것도 어제 처음 알았다.
바쇼의 이야기는 또다른 어떤 파초의 꿈이기도 했다.

 

++황진이

/2015.12.24. 11:15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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