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완 형은 날마다 술을 먹는다.
고완 형의 이빨은 동훈 형보다도 더 나쁘다.
아직도 창창한 청춘일 뿐이었는데
그의 앞니가 몇이나 남아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무엇이 험한 그 모습을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는지
부끄러움보다 더한 무엇이 그를 당당하게 만들었는지
망가진 모습 그대로 썬글라스를 끼고
술마시며 술주정처럼 노래를 한다.
무엇이 포크 음악이냐고 물을 필요도 없고
어떤 것이 펑크인지 애써 나눌 필요도 없다.
공장+의 담벼락에서 첫 키스를 했던 곳,
불길 속에 도끼날을 제련하던 곳,
나의 살던 고향인양 오래된 꿈인양
고완 형이 흥청망청 노래하던 맥콜의 지저분한 옛 동네에
귀 기울인다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먼 산울림, 옛 서부영화 속의 이름.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게 전혀 다른 모습의 셰인이 다가왔다. 클래쉬 공연장에서 귀를 물어뜯겨 데뷔도 하기 전에 매스컴을 탔던 사람(가해자는 여성 펑크락 그룹의 베이시스트였다~), 노래보다 그 사람의 이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 하지만 엉망진창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너무도 당당하게 노래하던 사람……
오죽하면 그가 이 전체를 새로 했다는 것이 뉴스로 나왔고 그의 이를 소재로 한 노래까지 있다. 밥 딜런은 앞니 몇개 빠진 사람이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로 all along the watch tower를 멋지게 불렀지만 그의 이는 멀쩡하였고 멀쩡한 듯 노래하지만 어딘가 그런 느낌이 있는 셰인 맥고완은 그 반대다.
왜 그렇게까지 엉망이 되었고 그토록 방치했었는지에 관해선 잘 모른다. 다만 그가 굳이 그걸 숨기려고도 고치려고도 애쓰지 않았음에서 괴롭지만 묘한 호감 같은 것을 느끼곤 했다.
무성의하게 툭툭 내뱉는 듯한 창법에 포크와 펑크라는 얼핏 매우 이질적인 두 쟝르를 오가는 음악도 특이하다. 하지만 우리가 펑크 음악이라고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이 (섹스 피스톨즈가 그 출발점에서부터 일정 부분 패션과 연계되었듯) 어쩌면 ‘이미지’로 이루어진 것이고 현실 속의 펑크 음악이란 바로 셰인 맥고완의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건달이거나 구제불능의 ‘꼴통’처럼 보이기도 하고 세기말 예술가의 이미지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술주정뱅이처럼, 아니 술주정뱅이의 모습 그대로 아무렇게나 노래하지만 나는 그의 노래와 노래하는 모습에서 어떤 진정성을 느끼곤 한다. dirty old town이 마음으로부터 나를 울렸던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셰인 맥고완의 이를 바라보는 느낌은 동훈형의 이를 바라보던 내 느낌과 좀 비슷하다. 누군가의 상처에 공감하고 누군가의 멍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한다. pogues ㅡ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生을 향한 ‘엄청난 허기’++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셰인 맥고완과 함께 술을’++, 그의 술주정 같은 노래는 마음으로부터 떠나는 법이 없을 것이다. 나의 살던 옛 동네가 그다지 더티하게 느껴지지 않거나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는 것처럼.
+
글공장이거나 이공장, 동훈형의 이빨.
++
셰인 맥고완에 관한 다큐멘터리.
+++
클래쉬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서 조 스트러머와 같이 노래하기도 했고, 짧은 한때는 조 스트러머 자신이 셰인 맥고완을 대신하여 포그스의 보컬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dirty old town / pogues
i met my love by the gas works wall
dreamed a dream by the old canal
kissed a girl by the factory wall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clouds a drifting across the moon
cats a prowling on their beat
spring’s a girl in the street at night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heard a siren from the docks
saw a train set the night on fire
smelled the spring on the smoky wind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i’m going to make me a good sharp axe
shining steel tempered in the fire
will chop you down like an old dead tree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i met my love by the gas works wall
dreamed a dream by the old canal
kissed a girl by the factory wall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 dirty old 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