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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생각했으나 따로 붙이지 아니함.

내게 바람을 일으켜줘
더없이 조심스레 그리고 있는 힘껏
너의 숨결을 불어넣어줘
밀고 당기고 안아주지 않는다면 노래할 수 없는 몸
다시 한번 그 가슴에 내 가슴 붙여 실컷 울고 싶어
이슬이거나 숨죽인 천둥이거나
너의 박동을 나는 번역할 수 있지
숨결도 골라가며 네 손길 닿는대로
풀무질 하는대로
즐겁게 청승맞게 노래할 수 있지
내 안을 파고든 바람 ㅡㅡ 風
네 안에 새기고 싶은 뿔 ㅡㅡ 角
축제이거나 처량한 유랑의 끝자락이거나
한몸처럼 기꺼이 너의 악기가 되고 싶어
닿지 못할 그 한몸처럼 너의

 

 

+
마지막 부분의 ‘악기가 되고 싶어’는 진부한 표현이다.
그럼에도 고치지 못한 것은 더 적합한 것을 찾지 못한데다
문장 속의 악기는 상징이기 이전에 말 그대로의 악기이기도 하기에
진부함에 대해 약간의 변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족을 다는 것은
이 시가 지닌 두 가지 트랙에 대해, 그리고 시의 제목에 대해
아주 조금 단서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ㅡ ‘말할 수 없는 그것’이니까.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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