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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ial of

앞에 있는 운전자의 창밖으로 나와 있는 손엔 담배가 들려 있었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담배를 다 피웠는지
담배를 부비더니 슬그머니 길바닥으로 떨어트렸다.
그리고 화단을 향해 가래를 뱉고 창문을 올리면 끝,
더 바랄 무엇이 있는지 백팔염주가 룸미러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의 차는 높고 깨끗하고 연기는 가슴에 남았다……

 

the man who wasn’t there ㅡ 자신이 저지른 일은 그냥 넘어가고 그가 하지 않은 일로 받은 죄에, (비록 전재산을 털어 변호사를 대긴 했으나) 어딘지 자포자기적인 그의 태도에 깊이 공감했었다. 실제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한들 지은 죄와 짓지 않은 죄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리고 마치 영화 속의 베토벤 소나타처럼 위안인지 맹목인지 그다지 상관없는 일…… 실은 그다지 훌륭하지도 못했던 레이첼의 悲愴을 듣는 에드 크레인처럼 내게 음악이란 그런 것이다. 단조로운 삶과 흑백의 세계에 던져진 유일하지만 몹시 제한적인 ‘빛깔’ 같은 것.

차는 멈추고 음악이 흐르는 사이 내 앞의 운전자와 에드 크레인과 나를 오가며 결국 그인지 또다른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채 삶은 흩어지고 장면만 남았다. 몹시 길고 지루한데 두고두고 반복되는 장면, 오래 동안 피웠고 오래 동안 끊고 지낸 담배 연기가 가슴 속에 자욱하다. 今生受者是…… 가슴 속 연기만 남았다.

 

 

the trial of ed crane / carter burwell

 

무치

데.호따.무치

2 thoughts to “the trial of”

  1. 지은 죄와 짓지 않은 죄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모든일에는 이유가 있다죠.
    그러니 그 둘 사이에도 이유가 존재하고 그 이유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을테죠.
    알수없는게 사람일이라는데 그 죄와 그 죄아닌것도 알수 없는게지요.
    이작자님은 가끔 가슴을 콕콕 찌를때가 있어요. 콕콕~~~

    1. 많이 찔려봤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건 누가 찔렀다기보다 스스로 찔린 것들일테고)
      그 반대로는…… 비할 수 없이 많을 듯 싶네요.

      지은 죄로 죽으나 짓지 않은 죄로 죽으나 결국 한가지,
      영화속의 그 남자가 저였다면
      변호사 사는 일은 아마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콕콕… 예전엔 그렇게 글쓰기를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비유가 엉뚱할지 모르지만 일종의 ‘노크’ 였지요.
      아픈 곳을 교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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