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소용있는 그리움일까
비 쏟아지는 창가 화분이 시들하다
연일 지독하게 햇살만 내리쬐다 모처럼 후련하게 비가 쏟아졌다. 금세 그치는가 싶더니 천둥까지 보태어가며 오후 내내 오락가락이다. 내가 얼마나 바보였던지 알려준다며 콩닥대던 빗방울의 리듬이 사라진 자리, 비의 노래들을 생각하며 한참을 보냈다.
사이먼 버터플라이의 비는 가볍게 흩날리고 비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마리 라포레는 조금 부담스럽게 질척인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비음의 발음을 따라 우리나라에서 다시 비가 되어 불려졌다. 쇼비 쎙빠라… 우림을 향해 끝없이 쏟아지는 조지 벤의 비에서는 이국적이면서도 에로틱한 슬픔이 느껴지고, 발터 반달레이의 오르간은 비의 바깥인양 안온하다. 벨로주의 여름 비는 늘 내 마음 같았고 다윗의 별이 뜨는 나라의 상징인 하티크바는 희망이라는 본래의 의미와는 달리 이 땅에 와서 연지곤지 예쁜 얼굴 빗물로 다 젖게 만든다는 서글픈 비가 되었다. 마음이 그러하면 비가 아닌 것도 비가 되었고, 이국의 희망가는 비가로 바뀌었던가 보다.
it’s hard to listen to a hard hard heart…… 그리고 패티 그리핀의 노래가 다시 귀에 들어왔다. 그녀의 앨범 제목 하나가 마음을 끌었다. 이제 비는 그쳤고 비의는 어디에도 없이 비의 자취만 남았다. 숱한 마음이, 비에 관한 수많은 노래가 강물 위의 비처럼(라일락 타임) 사라졌으나 어쩌면 그냥 팝송, 흘러갔거나 흘러갈 팝송처럼 또 비가……
어디에 소용있는 그리움일까
화분 홀로 시들한데
남의 일인양 비 쏟아지는 창가에는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rain, patty griffin
+
10여년쯤 전에 쓴 두 줄은 말 그대로 드라이하고, 오늘 고쳐써본 글은 보다 디테일하다.
다시 쓸 때는 고친 것이 좋아 보이더니 결국엔 사족이거나 헛수고인 듯도 싶다.
패티 그리핀의 노래 영상에 내 글과 비슷한 느낌이 있어 여기 시를 붙였다.
부산엔 비가 내렸군요.
제가 있는곳은 비가 몇방울 떨어지곤 바로 쨍쨍…그래서 더 더웠어요.
비는 사라지고 자취를 감췄으나 그 어디에 남아 또다시 빼꼼 내밀어대겠죠.
비를 기다립니다.
마음이 아프게 기다려요.이 마음 어딘가에 비가 숨어있는걸까요.
비가 왔지만 맞지는 못했습니다… 창가의 화분처럼요.
그렇게는 풀리지 않을 갈증인 듯
제법 쏟아졌었는데 그다지 시원해진 것은 없고 습도만 올랐습니다.
雨 대신 憂만 빼곡하니……
(댓글 남겼을 때 내용이 바로 떴는지 사라졌다가 한참 뒤에 나타났는지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승인절차 있는 것을 삭제했는데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바로 올라왔다가 다시 사라졌다가 나타났어요.
어리둥절…^^
부산은 최고의 더위라고 하던데..
건강 잘 챙기시길.
역시나 댓글 시스템에 문제가 있네요.
당치않은 보안 시스템을 없애기 위해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워도 그럭저럭, 다른데 마음이 쏠려있다 보니
그냥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