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을 따라 흥얼거리다
문득 밤하늘을 바라보았지 별 하나 찾기 힘든 그곳,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기는 어려운 일이었지
다만 오래도록 태양을 쏘아보던 사내가 있었고
한결같이 힘들고 외로운 길 위에서
직녀성을 향하여 쏘아올린 닿지 못할 꿈이 있었지
원주율 속에 숨겨진 비밀을 따라 컨택트의 꿈을 찾다
너무 비싼 댓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야
창백한 푸른 점, 비닐 포장에 둘러싸인 두터운 책 표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 안을 속옷처럼 엿보고 싶어 했지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창백한 푸른 점을 가득 채웠지
너도 그 안에 있고 모두가 그 속에 살고 있지
단풍 같은 마음은 빛바랜 채 유구한 것
도시의 야경 너머로 보이지 않는 별이 그 자리에 멈추어
시린 밤이 새도록 창백히 떨고 있었지
무릎마저 젖어드는 새벽녘 짧은 꿈길
홀로 부유하며 창백한 푸른 점에 귀를 기울이면
그리운 숨결이 아직은 들리고 있지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거문고 가락이 하늘 길을 따라 창으로 흐르고 있지
+칼 세이건
/1999.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