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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옥상에있는그
녀를생각하다목에가시가걸리었다
언제였던지시간흘러가니바싹바싹목이탄다
그러나당장죽을일도아니고가슴쥐어뜯을일도아니다
조심스레침을삼키며기다리거나한땀한땀풀어헤쳐가는눈물
바늘이다담배연기를한껏깊이들이마시거나물도마셔보고
절식을하거나토할지경으로밥을먹어도본다
하지만아주아주많은시간이필요할것이다
가시를생각하다옥상에서있던그녀는내려갔다
내일도그렇게목구멍으로직통하는눈물
방울이다
한걸음디딜때마다그녀의발바닥이아프다
그녀가계단을내려온다그녀가계단을내려간다
자꾸날더러어둡다고한다
그가계단을올라온다그가계단을올라간다
그녀의목에걸리어있는
그옥상에있는그
가시다
생선가시하나목이막히어나는그자리가평생인양
벙어리처럼바보처럼
그리고표독스럽게

 

/2000. 4. 25. mister.yⓒmisterycase.com

무치

데.호따.무치

2 thoughts to “가시”

  1. 이글을 옮겼습니다.
    샤프를 오랜만에 사용했네요.
    지우개로 지우고 하면서 쓰니 볼펜보다 더 좋은 느낌이 듭니다.
    글씨도 더 이뻐 보이네요.^^

    내려온다 내려간다
    올라온다 올라간다..
    이 표현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표독스럽게…

    1. 두 사람의 관점을 다 사용하면서 자책감을 복잡하게 섞어놓았던 글이었죠.
      실제로 그때 목에 큰 가시가 걸려 있었고요.
      한 보름 정도는 그렇게 지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도 마음은 몹시 힘들었지만
      “지나가 버린 것은 모두가 다 아름다왔다.”는 한하운의 구절 그대로인가 싶습니다.

      말씀대로 그게 연필의 좋은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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