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의 노래 : a theme for…
그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거의 십수년 동안, 내 詩로 채워져 있던 곳 ㅡ <이작자 여인숙>의 ‘전망 좋은 방’에는 늘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제목이 대단한 비밀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을 말한 적이 없고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알린 적도 없다.
곡의 분위기와 품격은 전망 좋은 방을 위한 최선의 음악이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고 어떤 이유로 해서 나는 전망 좋은 방의 노래를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 그 이유가 사라졌기에 더 바꿀 수가 없었다. 이 노래는 말하자면… 내게 일어났던 일의 증거이고, 일어나지 않았던 일의 증명이다.
노래를 듣노라면 나는 여름밤의 창가가 생각난다. 그것은 추억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상도 아니다. 말 그대로 내게 일어났던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아예 없었던 일도 아닌 무엇이다. 노래를 듣는 동안 나는 그 방에 있었고 그 시간에 있었다. 4분 남짓한 노래에 세월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여기 오래된 그 노래가 흐르고 있다. 끝내 갖지 못한 세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