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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비코즈

비코즈는 가을, 가을은 비코즈
무그 신쎄사이저의 풍성하고도 느릿한 흐름처럼
잡힐 듯 아득한 파아란 하늘의 뭉게구름이여
비코즈는 이별, 이별에는 비코즈……
왜냐면 그 노래는 우리가 아주 어린 아이였거나
별자리 저 너머에 숨겨져 있는 꿈이었을
1969년 9월 1일에 녹음 되었고
이후 그들은 뿔뿔히 흩어졌으니까
왜냐면 비코즈, 가을이니까
한 가지에서 나고도 가는 길 모르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묻혀서+
더 이상 조화로울 수 없는 아르페지오, 분산의 화음
스스로 오늘을 가꾸었으되 처음으로 맡아보는
거둘 것 없는 텅 빈 가을의 냄새여
뒤늦게 귀 기울이며 곱씹어보는 모든 이별의 순간이여
왜냐면 왜냐면 비코즈니까
새파랗게 질린 가을의 가슴 속에 숨겨져 있는
수많은 이유들이니까

 

 

+제망매가
+박인환

 

 

/2015. 9. 9.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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