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한대 얻어 맞았나 봐요
금방이라도 코피를 쏟을 것 같은 아찔한 기분
나도 모르는 사이 가슴 위에 기왓장이 쌓여 있었나 봐요
누군가 격파술을 보이는 기분
나는 그의 손맛을 같이 느끼나 봐요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한대 얻어 맞았나 봐요
맞아도 그만 틀려도 그만
그냥 그대로 휩쓸리고 싶어요
눈감고 휘두른 칼에 자비로운 상처를 입었나 봐요
실컷 얻어맞고 걸어가는 통쾌함을 알고 싶었나 봐요
물먹은 종이처럼 물먹은 스폰지처럼
풀어지고 지쳐버리길 바랬나 봐요
당신도 알 것 같은 지금 이 기분
언젠가 당신도 느꼈을 것 같은 지금 이 기분
어디선가 당신도 느끼게 될 지금 이 기분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 강아지
그 반갑고도 슬픈 꼬리처럼
내 마음이 그처럼 흔들리고 있어요
/1999.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