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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핑 더 체인지

: 사양했어야 할 거스름돈에 담긴 짧은 이야기

 

샌드위치는 달았고, 감자튀김은 늘 짰어. 나는 냉장고에 매콤한 스리라차 소스를 챙겨두어야 했지. 하지만 두어 달에 한번, 나는 점심을 먹고도 한참 많이 남은 샌드위치를 아이들에게 갖다 주곤 했어. 하지만 오늘, 키오스크는 전원이 빠져 있었고, 더 이상 콜라도 없었어. 세트 메뉴가 되질 않아 나의 마지막 주문은 샌드위치 셋이었지. 가게 벽에 붙어있는 형형색색 포스트잇에 적힌 낙서들이 안타까웠어. 이 모든 애정과 지지가 낙엽처럼 떨어지는 환영에 맞딱뜨린 순간이었지. 1년 365개의 마지막 잎새를 그녀는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지. 감자튀김은 그녀가 억지로 넣어줬어. 생각없이 받은 거스름돈을 그 순간부터 후회했지. 천원 지폐와 동전 하나일 뿐이었는데 돌아오는 동안 그들이 주머니 속에서 나를 닥달하며 짤랑거렸어. 샌드위치 하나와 감자 몇 조각만 먹었어. 내일은 문 닫는 날, 벼랑 끝의 그녀는 대출로 새로이 치킨집을 계획한다고 했어. 거리가 좀 멀지만 나는 한 두 번 가긴 할 거야. 누구에게든 흐릿한 내일, 다만 온종일 짤랑대던 내 주머니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을 날을 기다릴 뿐이지.

 

/2025. 9. 19.

무치

데.호따.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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