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를 썼을 때, 나는 그것이 詩라고 생각했다. 시라고 여긴 것은 노래를 듣는 내 느낌이 그랬기 때문이고 그것을 노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옮긴 것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와 한국어를 펀으로 묶은 몇줄 안되는 짧은 글이 형식적으로 또는 장르를 따져볼 때 시인지 아닌지는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시라고 굳이 주장하고 싶지도 않고 시가 아니라고 애써 둘러대고 싶지도 않다. 그저 듣고 읽고 느끼는 것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곳의 글에 소재로 사용된 노래들이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노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노래 자체보다도 그것을 듣는 마음 또는 그 순간의 감정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 노래에 대해서 무엇인가 꼭 쓰고 싶었던 것임에는 틀림없다. 반대로 어떤 노래들은 아무런 설명도 시적인 감흥에 대한 묘사도 전혀 필요치 않고, 그저 듣거나 또는 내 마음 속에서 플레이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 노래가 최고의 것임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내 글의 대상이 되었던 노래들이 그러하듯이.
/2016.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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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시와 글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유와 방식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내가 쓴 것이 시인지 시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시적인 느낌의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201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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